청소년 발달의 이론적 관점

청소년기를 설명하는 많은 이론 중 생물학적 이론들은 주로 청소년기의 신체적인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신체적인 변화는 아동기를 지나 청소년기로 진입하였음을 알게 하는 가시적이고 명확한지표이다. 따라서 부모, 친구, 형제 등과 같은 주변 사람들은 다른 변화(예를 들어, 인지적 변화 등)에 비해 신체적 변화를 보다 쉽게 알 수 있다. 이러한 신체적인 변화는 청소년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의 행동 변화를 유발한다.
예를 들어, 남자 청소년들은 자신의 목소리가 굵어지고, 턱에 수염이 생김에 따라 스스로 이제는 어린아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기 상에 대한 이러한 변화는 과거와는 다른 행동을 하게 만들며(예를 들어, 보다 어른스러운 행동) 타인들에게도 과거와는 다르게 자신을 대해 줄 것을 기대하고 요구하게 된다.

청소년기에 관한 과학적인 연구는 1904년 Stanley Hall이 '청소년기'란 책을 발간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Hall의 연구가 있기 전에도 많은 사람이 청소년기에 대해 언급하였지만, 이들을 과학적인 방법을 통한 청소년기 연구라 하기는 어렵다.
Hall은 미국에서 최초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학자로서 그의 이론은 Darwin의 진화론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는 자신의 저서 '청소년기'에서 청소년기는 인간의 발달단계에서 매우 특별한 시기라고 주장하였다.
그는 또한 청소년기에 겪게 되는 신체적 성장, 성적 발달, 지적 발달, 적응, 반사회적 행동, 정서, 종료 그리고 사랑 등 폭넓은 주제에 대해 언급하면서, 청소년들의 양육과 교육에 대해 충고하고 있다. 

Hall의 주장 이후 많은 심리학자와 교육학자들은 아동이나 십대가 단지 신체적인 크기에 있어서만 성인과 차이가 나는 존재라는 생각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되었다.

 

Hall의 재현이론에 의하면, 각 개인의 발달은 인류의 발달역사를 재현한다고 주장한다. 다른 말로, 개체발생은 계통발생
과정을 따른다는 것이다. 즉 종의 경험적 역사는 개인 유기체의 유전적 구조의 일부분이 되어 세대 간 전이되어, 개인의 발달과정과 단계는 종의 발달과정과 단계를 반복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류의 발달이 원시적이고 야만적인 유아기에서부터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기로 발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Hall의 견해는 개인의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문화적이고 상황적인 요인을 전혀 무시하지는 않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유전적으로 결정된 생물학적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사회적 구조, 부모의 가치관, 동료와의 관계, 생물학적 변화에 대한 문화적인 해석 등과 같은 환경적인 조건은 인간의 행동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하였다.

 

Hall의 이러한 견해는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생물학적인 성숙은 불안정과 혼란을 일으킨다는 19세기의 사회적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 그는 청소년기는 역사적으로 급격한 문명화적 변화를 다시 겪게 되는 시기로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하였다. 또한 다른 발달 시기에 비해 독특한 청소년들의 행동은 보편적이기 때문에, 청소년에 대한 성인들의 관용적인 인내와 양육은 건강한 청소년의 발달에 필수적이라 하였다. 특히 그는 청소년에 대한 교육을 강조하면서 청소년의 요구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인류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Hall의 이러한 주장은 청소년들의 본능적인 욕구를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산시키기 위한 YMCA와 보이스카우트 등과 같은 성인의 지원이 있는 청소년조직을 구성하는데 상당한 기여를 하였다. 그렇지만 Hall의 이론과 주장이 청소년기에 대한 관심의 증가와 후속 연구에 많은 영향을 미쳤지만, 최근의 많은 연구는 Hall의 견해에 적지 않은 비판과 오류를 지적하고 있다.

 

Hall의 견해에 대한 중요한 비판으로, 첫째 Hall의 이론은 청소년의 발달에 있어 사춘기 호르몬과 같은 생물학적 요인을
너무나 과도하게 강조하면서 가족의 영향, 친구의 영향과 같은 환경적 요인을 과소평가하였다. 

둘째, 비정상적이고 문제있는 행동에 대해서도 부모나 성인의 간섭은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킨다는 것은 잘못된 견해이다. 셋째, Hall은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로서, 이 시기의 혼란은 불가피한 것이라고 하였지만, 최근의 연구들은 청소년기가 다른 발달 시기에 비해 특별히 혼란스럽지 않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예를 들어, 청소년기의  지능, 정서의 안정성, 성격 등에 관한 연구들은 청소년기에 급작스러운 변화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인 발달이 일어난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이 청소년기는 급진적이고 변화가 많은 질풍노도의 시기로 생각하고 있다. 

 

왜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는가에 대한 답은 간단하지 않지만, 다음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많은 부모는  자녀들이 자기에게서 독립하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의 저항을 느끼고 있다. 부모들은 자녀와의 관계에서 경험하는 갈등이나 혼란스러움을 자신의 탓이 아니라 자신들에게서 독립하려는 청소년 자녀의 탓으로 간주하려고 하기 때문에 청소년기를 혼란스러운 시기로 생각한다. 
둘째, 일반적으로 청소년기를 혼란스럽다고 묘사하는 대중매체의 시각은 일반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 최근 들어

많은 언론매체들은 다투어 청소년들의 가출, 약물, 폭력 등 문제행동을 극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일반인들에게 청소년 문제가 심각하여 이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시켜 주기도 하지만, 일부 청소년들에게서 나타나는

문제를 대다수의 청소년의 문제로 잘못 일반화시키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

비록 Hall의 견해가 많은 측면에서 오류가 있지만, 청소년기가 신체적, 인지적, 정서적, 사회적 변화와 성장이 일어나는

독특하고 중요한 시기라는 주장은 많은 후속 연구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또한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청소년 연구를

활성화한 Hall의 역활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