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학 연구의 발전과제

청소년학 분야의 연구는 유사 학문 분야 예컨대, 아동학이나 교육학, 심리학, 사회학 등과 비교했을 때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아직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국내에서 청소년학 연구가 본격화된 것은 1992년의 한국청소년학회와 1993년의 한국 청소년 개발원이 설립되기까지 교육학이나 심리학 분야 내에서 소수 연구자들에 의해 수행되어 왔을 뿐이며, 그나마도 청소년연구라기보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된 연구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청소년 분야의 연구가 미래 청소년학회, 청소년복지학회등으로 확장되면서, 청소년 연구의 양적, 질적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외국에서는 2004년도 현재 청소년 분야의 대표적인 학술잡지인 'Journal of Youth and Adolescence dir 45sus 'Journal of Adolescent Research가 약 30년,  'Adolescence'가 40년 동안 매년 시리즈로 출간되고 있음을 볼 때, 비교적 오랜 역사와 많은 연구 성과를 축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나 이 또한 타 분야의 연구와 비교했을 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청소년학은 단지 생애 발달과정에서 청소년기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학문의 독자성을 지녀야 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생애 발달 심리학에 의하면, 생애 발달의 어느 한 단계도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오늘날 청소년들이 다른 어떤 시대보다 문제행동을 더 많이 일삼고, 더 비인간적이고, 적응 과정상에 더 많은 문제를 내포하기 때문인가? 시대, 사회적 의미만으로 청소년학의 독자성 또는 차별성을 강조한다면, 청소년정책이나 관계법, 행정에 대한 연구만으로 충분할 것이다. 청소년이 시대 요구에 의해 생겨났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이제 청소년학의 독자성은 학문 연구의 차별화와 지도 방법의 차별화에서 차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다음의 세 가지를 우선적인 과제로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청소년 심리학 분야의 연구 대상을 보다 확대하고, 특성화시킬 필요가 있다. 한상철에 따르면, 국내 청소년 관련 연구의 대부분이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외국 청소년 상담 연구의 경우에도 편의상 연구자가 소속한 대학의 대학생들을 일차적인 표집 대상으로 삼고 있다.

청소년학의 주요 목적이 궁극적으로는 청소년들의 전인적 성장과 잠재력을 신장시키고 공동체적인 삶을 지원하는 것이라면, 연구의 대상 또한 일반 청소년뿐만 아니라 소외된 청소년, 비행 청소년, 시설 청소년, 근로 청소년, 학교의 소위 들러리 집단 청소년, 지능이나 창의력이 특별히 높은 청소년 들을 보다 합리적으로 진단∙분류하여 이들에 대한 보다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연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소수집단이나 특정 집단 청소년에 대한 연구는 사실상 매우 어렵고, 힘든 작업일지 모른다. 가장 먼저 그들을 어떻게 모집할 것인가의 문제가 뒤따르고, 연구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갖가지 사회적, 윤리적 마찰을 가져올 수 있으며, 이들 청소년 집단을 분류하고 진단하는 데 따른 어려움이 예상되며, 그리고 연구 과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는 데 따른 어려움도 예상된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과학적인 연구설계에 따라 객관적인 자료를 수집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다른 관련 학문 분야의 연구와 청소년학 연구를 차별화 할 수 있는 전략이 될 것이며, 결국 연구의 질을 향상해 줄 것이다. 후발 개척 학문 분야로서 남다른 노력과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되는 부분이다.

 

둘째, 연구 방법의 개선을 들 수 있다. 한상철에 의하면, 청소년학 연구의 대부분이 질문지 조사법에 의존하고 있으며, 통계처리 방법에 있어서나 빈도나 백분율 비교, 상관관계 분석, 단순 변량분석 차원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청소년학 연구의 대부분이 기술적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앞으로 보다 체계적인 연구설계에 기초하여 어떤 현상이나 행동의 원인과 이유 그리고 인과관계를 밝히는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기술적 연구가 과학적 표현의 제1단계라고 한다면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연구는 모든 학문에서 한 단계 더 발전된 형태의 연구로 인정받고 있다.
어떤 행동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변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성과에 작용하는 투입 변인과 과정 변인은 무엇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연구들은 청소년 연구의 질을 한층 더 높여 줄 것이다.

 

청소년 상담 연구의 경우 특히 연구 방법의 개선이 크게 요구되는 분야이다. 청소년의 성격이나 정서, 행동 등을 단순히 조사하거나 실태를 분석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실제 상담 기법이나 상담 프로그램을 적용하여 그 효과를 다각적인 방법으로 검증하는 연구가 보다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날 국내 상담 연구에서 집단상담 연구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 경우의 예를 보면 집단처치설계를 하여야 함에도 단순무선설계를 적용하고 그에 따른 통계적 처리를 한 연구가 있는가 하면, 처치-피험자설계를 해놓고는 처치-수준 설계에 알맞은 통계처리를 한 논문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통계처리는 실험설계 유형에 따라 결정되므로, 실험설계와 통계처리에 대한 보다 전문적인 학습과 능력개발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청소년 상담의 경우 무엇보다 이론적 발전보다 실제 적용 방법의 개선과 상담의 효과분석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